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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맛있는 일본

오이시이(おいしい) 거리 - 시모기타자와(2)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현지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처음 올빼미 여행을 갔을 때의 시부야의 츠키지혼텐과 두번째 오사카 여행에서의 도톤보리의 금룡라멘이 그랬다.
미리 여행책자에서 알아봐 둔 현지의 유명한 맛집들. 막상 가면 어디가 어딘지 몰라 헤매기 일쑤지만, 뭐 결국 찾아내서 맛보는 음식은 더욱 맛있기 마련이다.
일본하면 스시, 라멘, 덮밥, 오꼬노미야끼, 다코야키 등을 떠올리고 나도 이런 음식을 꼭 먹어보고자 했었다.
그래서 그랬던가..
기온 부근의 오꼬노미야끼 집을 들어가기 위해 다리가 끊어지도록 걸었었고,
회전스시에서 목구멍까지 차도록 먹고난 후에도 기필코 먹고야 말아야 했기에 다코야키를 꾸역꾸역 먹었었다.
그러나 점점 느끼는 생각은 "아.. 이건 아니잖아?" -_-

네번째, 다섯번째 여행이 되면서 그동안의 내 생각도 점차 바뀌게 되었다.
그냥 돌아다니다 무작정 들어간 집이 우연히 굉장한 맛을 선사할 때,
여행책자에는 나오지 않은 그동안 잘 알려졌던 음식이 아닌 새로운 음식을 발견하고 먹었을 때.
이런 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구나 하는 것을 느끼는 바이다.

그럼, 시모기타자와 이야기로 돌아가서..
기대하고 기대하던 시모기타자와에 간 우리는,
카페도쿄라는 책자에 소개된 '안젤리카'라는 카레빵집 앞에서 책에 나온 사진과 함께 인증샷을 찍고 카레고로케를 사서 먹으며 어둑어둑해질 무렵의 시모기타자와 거리를 걸었다.

예쁜 카페가 많기로 유명한 시모기타자와기에, 저녁에 만나기로 한 마츠시마 선생님을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작은 커피가게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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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모기타자와에 위치한 Cate T


별다른 고민 없이 카페라떼와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앗! 라떼가 사발에 담겨서 떠먹는 스푼과 함께 나온다. 눈이 휘둥그레 @.@
"이게 뭐지? 오 신기해,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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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한 사발카페라테


뭔가 하나 해낸 기분이다.
예상에 없던 신기한 카페라떼 한잔 마셨으니..

시모기타자와를 느끼기엔 뭔가 허전했기에 마지막날 공항에 가기 전 다시 한번 시모기타자와에 올인하기로 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곳은 커리스프를 파는 곳.
밖에서 보니 일본 젊은이들이 바글바글해서 선택했다.
커리를 고르고 매운 정도를 선택하고, 그다음 밥도 종류와 양(g)을 선택하는 등 굉장히 복잡했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용실리스가 없었으면 주문하는데 백만년 걸렸을 것 같다. ㄷㄷ
흔히 먹는 걸쭉한 커리가 아니고 묽은 스프의 느낌이었다. 맛도 좋고 같이 나오는 플레인음료도 궁합이 잘 맞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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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고기 커리스프 세트 ( + 밥, 플레인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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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고기 커리스프


맛있는 밥도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겸 거리에서 쇼핑하다가,
왠지 고풍스러워 보이는 커피가게를 골라 들어갔다.
나이든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는 곳인데, 내부 인테리어가 목조로 되어 있는 것이 분위기 있고 좋았다.
아저씨 인상이 좋아서 사진 한장 찍자고 부탁했는데 거절 당한 것만 빼면 100점? (안습)

오리엔탈틱한 요런 느낌의 커피가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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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프레소와 카페라떼 / 컵이 맘에 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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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느낌이 물씬 나는 타자기

다시 가고 싶다.
맛있는 가게가 곳곳에 숨어있는 시모기타자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