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횽다이어리

요즘 내가 입맛을 잃은 이유?

요즘 뭔가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려서 입맛은 잃고 꿈에는 벌레들이 우글대는 등 심신이 피곤하다. 뭔가 신나는 건수를 만들어야만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메신저로 오포읍 새댁과 함께 또다시 여행 이야기로 빠져들었다. 그러던 중 발견해 낸 실마리 하나. 요즘 내가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가에 대한 해답을 알 것 같았다.

2004년 중국 상해
2005년 일본 도쿄 / 홍콩
2006년 태국 카오산 / 일본 오사카
2007년 일본 도쿄, 오사카 / 일본 도쿄
2008년 응?

뭔가 명쾌한 해답이 나오는 듯 싶었으나.
해외여행은 사치인 요즘.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처음 중국 상해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난다. 처음 떠나는 해외 여행이기 때문에 무척 설레였었는데, 패키지 상품이어서 빡세게 일정을 소화하고 새벽 1시는 되야 호텔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개인 활동은 전혀 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던 우리는 새벽에 호텔 탈출을 감행. 영어도 거의 안먹히는 택시를 잡아타고 무조건 밖으로 나왔다. 상점들은 거의 문을 닫은 가운데 그나마 눈에 띄던 게요리 집을 찾아 들어갔다. 상해는 게 요리가 유명하단 소리를 언뜻 들은 듯 싶었기 때문. 중국어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챙겨 왔던 '여행 중국어' 책자에서 "이 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이 무엇인가요?" 를 손가락 질 하며 뭔가 그럴싸 해보이는 게딱지 요리와 게살수프를 주문했다. 그 집에서 가장 비싼 메뉴였지만 중국이라 우리 돈으로 따지면 그다지 비싼 금액도 아니었고 점원도 친절했다. 그러나 밥알이라고 예상했던 게딱지 밑 수북했던 것의 정체는 소금으로, 전혀 먹을 것이 없어 실망스러웠다. 그나마 고소했던 게살수프는 맛이 좋았다. 무엇보다 야심한 밤 호텔을 몰래 나와 모험을 했던 경험을 추억으로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상해 여행의 스릴은 마지막 날 돌아오는 공항에서도 일어났다. 단체 비자를 받아서 간 여행이었기 때문에 출국 심사 줄을 그쪽에 섰었어야 하는데, 그냥 무작정 서 있어서 일어난 일. 그 공항에는 어쩜 사람도 그렇게 많은지.. 줄을 잘못 섰다는걸 아는 순간 옮기고자 사람들 눈치를 봤지만 줄 중간에 끼어 들었다간 한대 맞을 눈치였다. 어떻게 해야 하나 안절부절 하는 우리에게 빨간색 자켓을 입은 한국인 대항항공 직원이 와서 비행기로 인도해주었다. 8명이나 되는 승객이 타지 않아서 직접 찾으러 온 모양이었다. 직원을 따라 바삐 뛰어서 비행기에 탑승. 처음 해외여행에서 비행기를 놓칠 뻔한 기억. 그땐 진땀 났지만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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