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일랜드 여행은 에미레이트 항공과 함께 했다. 2층으로 설계된 A380 기종이 워낙 좋다는 소리를 들어서 이코노미지만 그래도 나름 쾌적하게 다녀올 수 있겠지 라는 기대와 함께, 두바이 경유 3시간 정도하는 걸로 예약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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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좌석에 앉아보니 다른 항공기에 비해 무릎 앞 공간이 좀 넓어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승무원들도 친절해서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했다. 이 때만 해도 잠시 후 벌어질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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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요 기내식을 먹은 후 발생했다. 맵다고 하지만 전혀 맵지 않은 따뜻한 닭고기와 데친 시금치, 그리고 감자와 새우가 들어간 찬 샐러드. 영화를 보며 기내식을 먹고 잠이 든 나와는 달리 동생은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명치 쪽 통증을 호소하며 불편하게 앉아 가고 있었다. 평소 배가 자주 아픈 동생이라 챙겨간 상비약을 먹고 나면 잦아들겠지 생각했는데 복통은 가시질 않고 몇 시간이나 계속 됐다.


동생은 승무원을 찾아가 내가 지금 너무 아프다 라고 증상을 알렸다. 에미레이트 항공 승무원들은 자리가 추워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자신들이 있는 공간에 동생을 앉히고 패트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배에 댈 수 있게 하고 소화제 기능이 있는 씹어먹는 약을 주고 경과를 지켜봤다. 그런데도 복통이 쉽사리 가시질 않자 항공기 내 의료 담당 승무원이 와서 혈압을 재고 산소포화도(?) 같은 걸 재면서 지상에 있는 의료진들과 통화를 하며 동생의 증상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환자의 상태를 좀 더 정확히 알려 의료진이 처방한 약을 주기 위함이다. 근데, 처방한 약을 먹고 한 시간 정도 지난 후 상태를 확인해보고 진전이 없을 경우에는 환승 공항에서 전문의를 만나 진료를 받고 확인을 받아야만 다음 비행기를 탈 수 있다고 한다. 헐, 뭐라고? 환승 시간이 3시간 정도 밖에 안되는데 진료 받다가 환승 시간 놓치면 어쩌지? 만약에 비행기를 놓치게 되면 어떻게 되냐, 그 다음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해주는 거냐, 진료비 부담은 누가 하는거냐 등등.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 오면서 이를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동생이 배가 많이 아프긴 하지만 의료진을 만나도 친구가 있는 아일랜드면 몰라도 두바이라니... 그렇지만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이미 승객 명단에서 동생은 아프다는 기록이 남아서 문제 발생 시 항공사의 책임도 있는거라 확인 없이 다음 비행기에 탑승 시킬 순 없다는 것. 그치, 그게 맞긴 하지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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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뒤 통증이 말끔히 사라지길 기대했지만 차도는 별로 보이질 않았고, 그렇게 항공기는 두바이에 도착했다.

방송이 나왔다. 지금 공항 의료진이 도착했으니 승객들은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그리고선 승무원들이 나와 동생을 먼저 내리게 했다. 항공기 문을 나서니 119 부르면 오는 이동침대를 끌고 의료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동생은 그걸 타고 우리는 두바이 에어포트 메디컬 센터로 이동했다. 비행기 여러번 타봤지만 이런데 와보긴 처음이다. 아니, 처음이자 마지막이어야겠지!

들어가니 의사 선생님 같은 분이 기다리고 있고 혈압과 당 검사를 했다. 검사 수치는 정상이고, 이런 저런 질문에 모두 이상 없다는 대답을 하니 의사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왜 왔지 라는 표정을 보였다. 복통만 있고 설사나 구토가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여 이 승객은 탑승에 문제없음 이라는 뜻인 것 같은 증명서에 사인을 해서 우리에게 내줬다.

사실 항공기 안에서는 한국인 승무원이 있어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는데 두바이에 내려서부터는 한국인 스피커가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건지 뭔지 지금도 알 수가 없다. 괜찮은거냐, 문제 없는거냐, 끝난거냐를 몇 번 물어보고 난 후 우리는 별도의 보안검색대를 지나 환승 게이트까지 안내받아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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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상태는 아직도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져서 두바이의 희한한 스타벅스 간판을 보고 사진을 찍는 여유도 보였다. 다행히 이 모든 과정은 한 30분 만에 이루어졌고, 환승한 비행기에서 동생은 별 이상없이 더블린까지 도착했다.


Airport Medical Center.

지금은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라, 이런 경험 언제 해보겠어 하지만 앞으로 해외 여행 시 비행기에서는 어딘가 아플 때 쉽사리 승무원에게 알리지 말아야겠다 라는 생각도 든다. 동생의 경우는 잠시 탈이 났던 것 같기 때문. 물론 심각한 상황인데도 숨기면 안되겠지만 말이다.


10일 간의 여행동안 동생은 잘 먹고 잘 다니고 아무 이상 없이 무사히 한국에 함께 복귀했다.

여행지의 새로운 기운은 아픈 것도 낫게 하는 힘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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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굶주림

2009.02.19 00:47 from 횽다이어리
Canon EOS 35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28.0mm | ISO-1600 | 2007:12:25 18:38:29

Canon EOS 35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21.0mm | ISO-1600 | 2007:12:25 19:12:27

뭔지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재밌었던 기억이


사진의 메타정보에서 알수 있다시피, 2007년 12월 25일 오후 6시 38분, 7시 12분에 하네다 공항에서 찍은 사진이다. 여행 중 제일 우울한 시간,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뭔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대단한 먹거리를 기대했건만, 썰렁한 하네다 공항에서 기껏 고른건 삼각김밥. 그리고 뭔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일본 버라이어티 쇼. 그래도 그립다. 어헝헝 ㅠㅠ
해외던 국내던, 빨리 여행 계획을 세워야겠다.

꽃 피는 봄이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집 앞 역에서 기차를 타고 임진각이라도 다녀올까?
TAG ,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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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뭔가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려서 입맛은 잃고 꿈에는 벌레들이 우글대는 등 심신이 피곤하다. 뭔가 신나는 건수를 만들어야만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메신저로 오포읍 새댁과 함께 또다시 여행 이야기로 빠져들었다. 그러던 중 발견해 낸 실마리 하나. 요즘 내가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가에 대한 해답을 알 것 같았다.

2004년 중국 상해
2005년 일본 도쿄 / 홍콩
2006년 태국 카오산 / 일본 오사카
2007년 일본 도쿄, 오사카 / 일본 도쿄
2008년 응?

뭔가 명쾌한 해답이 나오는 듯 싶었으나.
해외여행은 사치인 요즘.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Digimax V3 | Aperture priority | ISO-100 | 2003:03:01 00:08:13


처음 중국 상해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난다. 처음 떠나는 해외 여행이기 때문에 무척 설레였었는데, 패키지 상품이어서 빡세게 일정을 소화하고 새벽 1시는 되야 호텔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개인 활동은 전혀 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던 우리는 새벽에 호텔 탈출을 감행. 영어도 거의 안먹히는 택시를 잡아타고 무조건 밖으로 나왔다. 상점들은 거의 문을 닫은 가운데 그나마 눈에 띄던 게요리 집을 찾아 들어갔다. 상해는 게 요리가 유명하단 소리를 언뜻 들은 듯 싶었기 때문. 중국어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챙겨 왔던 '여행 중국어' 책자에서 "이 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이 무엇인가요?" 를 손가락 질 하며 뭔가 그럴싸 해보이는 게딱지 요리와 게살수프를 주문했다. 그 집에서 가장 비싼 메뉴였지만 중국이라 우리 돈으로 따지면 그다지 비싼 금액도 아니었고 점원도 친절했다. 그러나 밥알이라고 예상했던 게딱지 밑 수북했던 것의 정체는 소금으로, 전혀 먹을 것이 없어 실망스러웠다. 그나마 고소했던 게살수프는 맛이 좋았다. 무엇보다 야심한 밤 호텔을 몰래 나와 모험을 했던 경험을 추억으로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상해 여행의 스릴은 마지막 날 돌아오는 공항에서도 일어났다. 단체 비자를 받아서 간 여행이었기 때문에 출국 심사 줄을 그쪽에 섰었어야 하는데, 그냥 무작정 서 있어서 일어난 일. 그 공항에는 어쩜 사람도 그렇게 많은지.. 줄을 잘못 섰다는걸 아는 순간 옮기고자 사람들 눈치를 봤지만 줄 중간에 끼어 들었다간 한대 맞을 눈치였다. 어떻게 해야 하나 안절부절 하는 우리에게 빨간색 자켓을 입은 한국인 대항항공 직원이 와서 비행기로 인도해주었다. 8명이나 되는 승객이 타지 않아서 직접 찾으러 온 모양이었다. 직원을 따라 바삐 뛰어서 비행기에 탑승. 처음 해외여행에서 비행기를 놓칠 뻔한 기억. 그땐 진땀 났지만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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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단풍놀이

2008.10.18 22:56 from 횽다이어리

엄마, 용실리스와 함께 떠난 내장산 단풍놀이. 좀 이른감이 없지 않았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급감기 기운에 만사 귀찮아진 몸을 이끌고 가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간만에 셋이 떠난 여행에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보성녹차밭 패키지 여행 후 두번째로 들른 정읍역. 친절한 정읍 택시기사 아저씨들. 셀프타이머로 열심히 단체사진을 찍어보겠다 발버둥치던 우리를 가엽게 여기고 손수 사진을 찍어주셨던 아저씨. 직접 담근 된장을 시식해보라고 권하시던 내장사 스님. 돌아가는 표를 뒤로 연기하고 들렀던 산외한우마을. 날씨가 좋지 않아 올해는 단풍나무가 말라서 예쁘지 않다고 하지만 단풍이 멋지지 않으면 어떤가. 어떤 여행이던지 그만의 추억을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꼭 있는것을!

Canon EOS 35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53.0mm | ISO-400 | 2008:10:16 12: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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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35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18.0mm | ISO-400 | 2008:10:16 13:38:41
Canon EOS 35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50.0mm | ISO-400 | 2008:10:16 17: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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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35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27.0mm | ISO-400 | 2008:10:16 17:48:50
Canon EOS 35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54.0mm | ISO-800 | 2008:10:16 18:02:51
Canon EOS 35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21.0mm | ISO-1600 | 2008:10:16 19: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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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35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40.0mm | ISO-800 | 2008:07:09 00:01:46

던킨에서 9,000원 이상 도너츠를 구입하면 여행가방이나 돗자리를 3,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길래, 퇴근 길 회사 앞 던킨에서 정확히 9,000원 어치의 도너츠를 사고 공수해 왔다.
기왕이면 그냥 주면 더 좋겠지만, 캐리어 위에 얹어 놓고 다니기에 유용할 것 같다.
내 방에는 여행용 화장품 세트와 바디용품 등을 미리 채워 둔 파우치도 두개나 준비되어 있다.

난 언제나 여행 준비 대기 중!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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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은 참 좋아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일본어는 전혀 모르는 나.
사실 일본은 언어가 잘 되지 않아도, 지도를 들고 "스미마셍" 하며 일본인에게 들이대면 된다.
유난히 친절한 일본인은 물론 자동판매기나 티켓 발매기가 잘 되어 있어서 그닥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다.

2007년 2월 회사 일로 갑자기 일본에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3박 4일의 기간동안 도쿄, 오사카, 교토 등을 다 돌고 와야 하는 빡센 일정으로 시간이 없어서 교토에서 도쿄, 도쿄에서 다시 오사카를 두번에 걸쳐 신킨센으로 이동해야 했다.
떠나기 전 미리 알아 본 바에 따르면 신칸센 편도의 금액이 우리 돈으로 대략 12만원 쯤 했다.
내 돈 주고 가면 쉽사리 타볼 수 없는 신칸센이라 신났지만, 표를 제대로 끊어야 하는 압박감에 초긴장했다. (나랑 같이 떠나는 여행 파트너가 극도의 조용함으로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최악의 파트너였기 때문에 이 모든 부담과 책임을 내가 져야 했다.) 표를 잘못 끊고 엉뚱한 기차에 탑승하면 어쩌나 하는 상상.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교토 일정을 마친 후 교토 역의 신칸센 표 구입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일본어는 한마디도 모르니, 그저 내 목적지인 "도쿄"를 외쳤다. 표를 준다. 그러나, 받아서 표를 보니 시간이 안 적혀 있다.
"흠.. 이거 표를 제대로 산건가? 뭐라고 물어보지?" 짧은 고민이 순식간에 머리를 스치고 이미 나는 묻고 있었다.

나: "Anytime available?"
역무원 :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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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 -> 도쿄 행 신칸센 티켓 / 들어갈 때와 나갈때 표가 따로 있어서 총 11,000엔 정도


애니타임 어베일어블이라니.. ㅋㅋ
휴우~ 통한건가?
그 후로도 개찰구를 통과하고 기차에 탑승하기까지 몇 명의 역무원에게 표를 보여주며 이동했다.
목적지인 도쿄역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긴장이 풀렸다.
내 옆에 K양은 이런 내 심정을 알기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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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 여행의 필수품 / 다이마루 백화점에서 천엔에 구입한 벤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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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충동

2008.01.16 14:15 from on the road/일본 기행




새로운 형태의 UCC 저작도구 스토리베리
우선 몇장으로 테스트 해봤는데,
우선 만들긴 편리하다.
그러나 슬라이드쇼 같고, 매번 클릭을 해야한다는 단점이..
개인적으로는 무수한 여행 사진과 텍스트, 음악을 넣고 간편하게 정리해 두면 좋을 것 같다.
집에 가서 사진 좀 더 놓고 만들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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