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횽다이어리

퇴근 길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랄까? - 뮤지컬 나인(Nine)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하루 일과를 보내던 중, 하드윤미 기자에게 메신저가 날라왔다.
"영림띠~ 뮤지컬 안 보실래요?"
"와와!! 뭔데요?"
"황정민 표 나인 R석인데, 반값에 볼 수 있어요."
"오~ 나 볼래요."
윤미기자가 지인을 통해 싸게 표를 구했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못보게 되었고, 그래서 평소 뮤지컬 얘기를 종종 나누던 나에게 양도를 원했던 것. 나는 망설일 것도 없이 서둘러 용자를 꼬득인 후, 그 떡밥을 덥썩 물었다.
(중간에 이래저래 복잡한 문제가 생겨 결국엔 프라운지(비씨카드에서 운영하는 공연 관련 사이트)에서 같은 표를 반값이 구해서 보긴 했지만..)
비싼 뮤지컬을 반값에, 그것도 자리도 좋고 황정민 캐스팅인 나인을 볼 수 있다니 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 퇴근하면 뮤지컬을 보러 간다는 설레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아, 빨리 가라!!

드디어 퇴근 시간, 8시까지 역삼에 위치한 LG아트센터로 가야했다.
서둘러 회사를 나온 후 강남역 부근의 비돈치에서 돈까스 덮밥을 시켰다.
처음 먹어보는 돈까스 덮밥.
촌각을 다투는 이 마당에 이 음식은 왜이리 매운 것이며, 퇴근 후 뮤지컬 나들이 기분에 들떠서 사진까지 찍어 대느라 정신 없는 용자와 나는 밥이 코로 들어 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먹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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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맛이 일품인 돈까스 덮밥. 빨리 먹어야 하는 분들은 주문 전 고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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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사진의 대가, 용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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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기 전의 윤기 좔좔 모습과, 급하게 비벼 밥이 뭉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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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샷의 대가, 횽아님



어쨌든 우리는 짧은 시간에 저녁 식사를 무사히 마치고 서둘러 역삼으로 갔다.

역삼역 GS타워에 연결되어 있는 LG아트센터. 티켓을 교환한 후, 빠뜨릴 수 없는 티켓 인증샷을 찍은 후 다음 코스인 된장질을 위해 스타벅스를 찾았다. 이때 시간이 7시 반쯤 된 것 같은데, 촉박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층 스타벅스에 가서 카라멜 마끼아또 한잔을 주문해서 정신없이 인증샷 찍고, LG 아트센터에 왔다는 증거샷들도 여럿 남겼다.
이 모든 것이 "퇴근 후 즐기는 달콤한 커피 한잔과 뮤지컬 한편" 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철저한 계획 하에 이뤄낸 것이랄까? 시간이 너무 짧아서 커피도 한잔만 시키고, 사진도 한 곳에서 연사로 셔터를 눌러대며 만들어 낸 것이지만, 아.. 그래도 임무 완수했다. 우왕굳!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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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수 없는 티켓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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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찍고 싶었어요!! 스타벅스 인증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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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에 온 기념. 얼룩말 그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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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즐기는 문화생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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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어도 마지막으로 셀카 한장!

어느덧 8시 5분 전.
"자, 이제 뮤지컬 보러 가볼까?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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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인(Nine)'


우리 자리는 우측 앞쪽으로 다행히 무대가 잘 보였다.
주인공 귀도 역을 맡은 황정민이 등장하면서 드디어 공연이 시작됐다. 유명한 영화 감독인 귀도 콘티니와 그와 관계된 15명의 여자가 등장하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나인은 연출이 좋았던 것 같다. 비록 황정민의 가창력이 기대에 못 미치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뻔한 스토리는 아쉬웠지만. 생각했던 것 처럼 어두운 분위기가 아니어서 만족스러웠다.
굳이 결론을 정리하자면 "철 좀 들자." 정도랄까?
어린 귀도와 창녀의 바닷가 씬, 칼라가 흰 천을 타고 내려와서 노래 부르는 장면, 그리고 제작자가 샹송을 부르는 장면은 꽤 인상 깊었다.

넉넉히 시간을 가지고 주말이나 휴일에 뮤지컬을 봐오다가, 퇴근 후 짬 내서 뮤지컬을 봐보는 것도 나름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메마른 일상에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랄까?
일상이 지루할 때, 가끔 질러줘야겠다.
비록 12시 넘어 집에 도착해서 바로 뻗어버렸지만..